Suspension Basic/서스펜션 일반

승차감이 과연 무조건 최우선 목표인가?

Teinkorea 2011. 11. 10. 20:39

인간은 누구나 편안하고 안락한 것을 좋아하게 마련이다. 공간을 이동하는 운송 수단인 자동차에 있어서도 이 근원적인 욕구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자동차는 편안함과 안락함만을 추구할 수는 없는 것이다. 공간을 빠르고 안전하게 이동해야 한다는 또 다른 아니 가장 근본적인 목적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승차감은 조종안정성과의 타협이 불가피한 것이다.

승차감의 개념

승차감은 넓은 의미에서는 차량에 탑승하였을 때의 종합적인 쾌적함을 말하기도 하지만 주로 좁은 의미인 차량의 진동에 대한 인간의 느낌을 말한다. 자동차의 진동은 불규칙한 도로를 통과할 때 노면으로부터 타이어와 서스펜션을 거쳐 차체와 인체에 전달되는 것인데 이를 주파수 즉 Hz나 사이클 단위로 계측이 가능하다. 인간은 침대의 푹신푹신한 진동과 비슷한 분당 60 ~ 120 싸이클을 가장 좋게 느껴 이 수준이면 승차감이 좋다고 말하지만 사람마다 그 선호하는 영역대의 편차는 매우 크다. 

주파수가 너무 낮아 분당 45 싸이클 미만이면 일반적으로 멀미를 느끼게 되며 2,000 싸이클 이상이 되면 눈동자가 떨려 시각이 흔들릴 정도가 된다. 대부분 승용차량의 순정 서스펜션은 60 ~ 90 싸이클로 설계되어 있으며 튜닝용 서스펜션 제품은 90 ~ 150 cycle 정도이며 레이싱용 서스펜션은 150 ~ 200 cycle 정도로 세팅된다. 

 

 

 

 

그럼 여기서 자동차의 승차감을 좋게하는 방법 중 손쉽게 가능한 것으로 어떤 방법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1) 가볍고 작은 휠, 타이어로 교체하여 스프링 아래 무게를 줄인다.
(2) 스프링을 레이트가 낮은 부드러운 것으로 바꾼다
(3) 쇼크업쇼바를 부드러운 것으로 바꾼다
(4) 타이어 공기압을 낮춘다
(5) 타이어 편평비를 높인다 

위에 언급한대로 하면 분명하게 승차감이 개선되겠지만 그러면 아무런 부작용이나 문제점이 없는지를 살펴 보자.

(1) 경량 휠 : 비용 부담은 되지만 가볍고 견고한 제품이라면 부작용이 없으며 승차감 개선외에도 모양이나 연비개선에도 도움이 됨


(2) 작은 사이즈의 타이어 : 승차감 개선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동일한 엔진 회전수로 상대적으로 작은 바퀴를 굴리므로 주행성이 떨어지며 연비가 악화됨


(3) 스프링 레이트의 낮춤 : 롤링과 바운싱, 피칭을 증가시켜 주행시 불안정하게 되며 특히 코너링할 때 쏠림과 밀림 현상이 커져 안전 운행을 위협할 수 있음


(4) 쇼크압쇼바의 감쇠력 낮춤 : 이 또한 주행중에 스프링의 불필요한 상하 반복 운동을 조기에 수습하지 못하여 조종성과 안정성을 떨어뜨림


(5) 타이어 공기압 낮춤 : 승차감 개선에 효과가 있으나 지나치면 주행중 타이어의 파손(파스 : burst)을 불러 오므로 극히 위험하며 그 정도가 미약하더라도 적정 공기압 이하 상태로 주행하면 연비에서도 불리함


(6) 타이어 편평비 높임 : 타이어의 [단면 높이 / 단면 폭]으로 산출되는 편평비를 높이면 당연히 승차감은 개선되겠지만 휠을 인치업할 때 장애가 되고 응답성이 떨어져 운동성능도 나빠지며 특히 고속주행에는 부적합하다. 

차량의 승차감은 차량을 제작시 설계단계에서 설계하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좋게 만들 수 있지만 모든 차량이 그렇지 않는 것은 승차감만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단한 차량은 나름대로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설계한 것이다. 그러므로 승차감의 좋고 나쁨으로 차량을 판단하는 분들이 매우 많은데 이는 한번 달리 생각해 볼 일이다. 특히 수입 고급 차량일수록 승차감이 좋은 차량이 거의 없는 데 그 이유는 넘치는 파워를 안락한 승차감을 보장하는 부드러운 서스로는 도저히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약 승차감을 획기적으로 좋게 출고 후에 개선한다면 차량의 당초 설계 의도와는 달라지는 것이므로 반드시 안전성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즉 성능이 좋은 차량에 출렁거리는 서스는 위험하다는 이야기이다. 과거 우리나라 차량의 출력이 약하고 비포장도 많고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을 적에는 부드러운 승차감을 확보해 주는 차량이 좋았는지 유난히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소위 “쿠션 쿠션” 하면서 승차감을 중시하는 경향이 짙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와 같이 산악이 많은 지형의 나라에서는 부드러운 서스보다는 단단하게 세팅하여 굴곡이 많은 도로를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게 만들어진 자동차가 선호된다. 아무리 서행운전을 한다고 해도 국도에서 예기치 못한 커브길을 종종 만나기 마련인데 순정 서스 상태라면 손에 땀을 쥐면서 가까스로 벗어 날 수 있는 도로도 단단하게 서스 튜닝이 된 차량이라면 여유 있게 부담 없이 코너링 할 수 있는 것이 서스펜션 튜닝의 묘미이다. 

따라서 한 번 단단한 서스의 맛을 본 운전자는 좀처럼 부드러운 세팅으로는 되돌아가지 않는다. 아니 되돌아갈 수가 없는 지도 모른다. 이미 단단한 서스에 적합하게 운전 습관이 굳어서 웬만한 커브길에서도 미리 충분한 감속을 하지 않으므로 부드러운 서스로는 자칫 위험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중의 서스펜션 제품들도 승차감을 개선하는 제품들 보다는 조안성을 강화하는 제품들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데 그 이유는 위에서 말한 주행성과 안정성 강화 외에도 차고 다운과 멋진 휠 타이어로 한껏 모양을 낸 차량도 주행중 출렁거림은 극히 피해야 할 요소이므로 이 방면의 수요가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 

세계로 수출되는 우리나라 차량들도 이제는 내수용마저도 점차 조안성에 비중을 두는 쪽으로 순정서스가 바뀌고 있는 상황이므로 승차감을 최우선시 하는 분들로서는 신차 선택의 폭이 점점 좁아지고 있으며 출고 후에도 승차감을 개선할 마땅한 부품이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무엇보다도 하드한 서스가 가져다 주는 장점이 많으므로 결국은 승차감만을 최우선시하는 분들은 앞으로 취향을 약간 수정할 수 밖에 없다고 판단된다.

그런데 다행히도 승차 느낌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것이므로 부드러움의 이면에 숨겨져 있는 단점과 하드한 서스가 주는 많은 장점들을 생각한다면 아주 딱딱한 것이 아닌 어느 정도 든든한 수준으로 세팅된 서스에는 쉽게 적응하여 드라이빙의 참 맛을 새롭게 느끼시리라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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