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spension Basic/서스펜션 일반

완충기와 쇼바 그리고 감쇠(O)와 감쇄(X)

Teinkorea 2014. 2. 25. 15:52

 

 

 

우리나라 자동차 용어들 중에서는 영어의 발음을 줄여서 부르는 용어가 매우 많습니다. 그런데 이 영어가 일본식인지 이해하기가 무척 어려운 것들도 많지요. 대표적인 예를 들면 차동(差動)장치를 일본식 엉터리 영어인 [데후]라고 부르며 아직도 통용이 됩니다. 원래는 differential gear 이지요. 허 허 참.. 이게 데후라니... 포탈검색이 없던 시절 이게 무슨말인가 하고 알아보려고 백방으로 찾아보면서 그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이러니 어느 사전에도 나올리가 없지요.  배전기인 distributor가 [뷔후다]인것도 만만치 않네요. 이제는 고쳐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서스펜션 쪽에서도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되는 말들이나 논란이 있는 용어들이 몇 개 됩니다.

 

첫째 가장  흔한 오류가 영어 damping force를 감쇠력이 아닌 감쇄력으로 잘못 쓰는 것입니다. 상쇄란 말이 연상되어 그런가 봅니다만 감쇠(減衰)와 감쇄(減殺)는 약간 뜻이 틀립니다. 감쇠는 줄여서 약하게 하는 것이고 감쇄는 줄여서 없애는 것이란 뜻 입니다. 

 

아래와 같이 완충기(쇼바)가 있는 경우에는 스프링의 진동파장을 줄여서 수습하는 것임 

 

쇼크압쇼버의 역할을 스프링의 진동을 일시에 정지시키는 것이 아니라 부드럽게 줄여서 약하게 하는 것이므로 감쇠가 맞습니다. 사전에도 그렇게 되어 있고요. 그러나 심지어는 쇼크압쇼버 메이커란데서도 감쇄로 쓰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원래 뜻이 그러니 어쩌겠습니까. 감쇠로 써야죠. 그리고 만약에 스프링의 진동을 일시에 정지시킨다면 또 다른 정지 쇼크가 발생할 것입니다.

 

두째 저희들도 현재 [쇼바]라는 말을 무척 많이 쓰고 있습니다. 이 또한 언어의 공해를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항상 부담스럽습니다.  하지만 이 말은 절대로 일본식 영어는 아닙니다. 일본 사람들 쇼바라고 하지 않습니다.

영어의 쇼크 압쇼바(shock absorber) 에서 나온 말이기는 한데 왜 이렇게 줄여서 쇼바라고 되었는지는 저희들도 잘 모르겠습니다. 대개의 경우 줄여서 부르더라도 앞 말을 사용하는데 이 경우는 맨 뒷쪽 두 음절을 사용한 것이 특이합니다. 실제로 영어는 strut 타입을 제외한 나머지를 shock으로 줄여서 통용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현실적으로 정비를 오래하신 분들 중에서 쇼크압쇼바하면 못 알아듣는 사람은 많아도 쇼바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고보니 동력전달장치인 transmission도 뒷쪽 두음절인 [미션]이라고 부르네요.

한때 정상적인 바른말은 쓸까도 생각해 봤습니다만 워낙 자주 써야 하는 말이고, 요즘 워낙 인터넷 용어가 줄이는 방향으로 가는 추세이고 하니 우리도 우리식(?)으로 이미 [쇼바]로 줄여서 통용되는 이말을 저희들도 계속 사용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러나 쇼바라고 하면 현장에서는 널리 통용되기는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에게 정확하게 그 역할이 뭔지 와 닿지 않으므로 앞으로는 우리말인 완충기(緩衝器)를 많이 쓰려고 합니다.  완충기에는 글자 그대로 충격을 완화시켜준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으므로 그 역할에 대한 소비자들의 이해가 빠를 것 같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사전에서 shock absorber을 완충기로 번역하고 있으며 자동차 관련 법규에도 완충기로 표기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옳지도 않은 표현인 쇼바를 너무 오래 사용하여 아직도 수 많은 자동차 소비자들이 그 역할이 뭔지를 모르게 만든 것이 아닌가 자책도 해 봅니다.

 

참고로 일본에서도 한자로는 우리와 같이 緩衝器(완충기)로 쓰며 중국에서는 진동을 감쇠한다는 뜻인 감진기(減震器)로 쓰고 있습니다.

 

세째 일부 외국의 쇼바 제조업체에서는 댐퍼(damper)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하고 있으며 요즘은 저희들도 쇼크업쇼바 대신에 많이 사용합니다.  

 

테인 HG, K7용 STAA 댐퍼키트

 

댐퍼가 영국식이라고도 하며 혹자는 기술적인 용어라고도 합니다만 말 뜻을 살펴보면 쇼크업쇼바는 [충격을 흡수하는 것]이며 댐퍼는 [진동을 멈추게 하는 것]이 됩니다. 모두가 옳은 말입니다. 쇼바의 역할을 이름 자체가 모두 함축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느 것을 사용하여도 무방하리라 판단됩니다. 실제로 메이커들도 큰 구분없이 혼용해서 쓰고 있습니다.

굳이 구분하자면 조종안정성을 우선으로 하는 하드한 제품들은 스프링의 진동을 수습하는 것이 주목적이므로 댐퍼에 가깝고 부드러운 승차감을 얻기 위한 제품들은 충격 흡수가 중요하므로 쇼크업쇼바에 가깝다고 하여야 될 것 같습니다. 

 

즉 코일오버 일체형에서는 쇼크 업쇼바보다는 댐퍼가 더 어울린다는 뜻입니다.  coilover damper kit란 말은 많이 들어 봤어도 coilover shock absorber kit란 말은 못 들어 봤습니다.

 

예를 들면 가야바 쇼크압쇼바, 테인 댐퍼.....이런 식으로

 

네째 문제는 현가장치(懸架裝置)입니다. 아무리 봐도 좀 어색한 표현같은데 자동차교과서는 물론 백과사전에도 나오는 말이 되어 버렸습니다. 심지어는 국가에서 치르는 면허시험에도 나온다고 하네요.

 

그냥 습관적으로 "suspension = 현가장치"로 보는 분들이 많은데 이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영어 suspension의 대표적인 의미가 원래 [매다는 것]이고 동사인 suspend는 "매달다(懸). 달아매다." 라는 뜻으로 과거 마차시절에는 적합하였을지 모르지만 요즘의 자동차 서스펜션과 같이 밑에서 차체를 떠 받치는 것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suspension bridge를 현수교(懸垂橋)라고 하는 맥락에서 현가장치라고 번역한 옛날 일본식 한자를 우리도 그대로 모방하여 사용한 것으로 추측은 됩니다. 그러나 정작 요즘의 젊은 일본사람들은 현가장치란 말을 잘 모릅니다.  잡지나 관련 책에서도 거의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요즘 일본에서는 그냥 서스펜션이라고 외래어로 통용됩니다. 아마 옛날 일본에서 많이 사용하였지만 현재는 잘 사용하지 않는 말 같습니다. 

 

 

서스나 차체 어느 한쪽이 매달려 있는 형상이 아니고 서스가 안에서 차체를 떠 받치고 있다

 

자동차의 완충기(쇼바)와 스프링이 차체를 떠 받치고 지탱하고 있지 결코 차체에 매달려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 영어사전에도 suspension이 현가장치란 말은 없고 우리나라 자동차법규에도 완충장치는 있어도 현가장치는 못 봤습니다. 오히려 영어사전에는 그냥 서스펜션 또는 [차대 받이 장치]나 [지탱장치]라고 제대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물론 suspension의 어원이 14세기 경 마차에 사람이 탈 공간을 가죽끈이나 쇠사슬로 매달아 초라하게 만들었던 것에서 유래하였다고는 하지만 그 당시는 자동차는 커녕 마차의 스프링마저 탄생하기 전이라서 요즘의 자동차의 서스펜션과는 그 역할이나 모습이 크게 달랐을 것입니다.  실제로 서양 사전에서는 suspension을 현대의 상황에 맞게 지탱하다는 support와 격리한다는 insulate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즉 차체을 지탱하면서 충격은 절연하는 장치로 말입니다.

 

 

서양에서야 그 어원이 굳어졌으므로 실제로 현대의 자동차에서 매다는 것이 아니라 아래서 위로 떠 받치는 역할을 하더라도 옛날 그 이름 그대로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를 동양에서  글자 그대로 번역하려고 현가(懸架)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사용할 필요가 있었나 생각해 봅니다. 그 것도 내용을 잘 모르는 어학계가 아닌 내용을 잘 아는 자동차업계에서 말입니다. 서양의 어원을 존중하려면 그냥 서스펜션으로 하면 될 것이고 굳이 우리말로 번역한다면 오히려 현대의 역할에 부합하게 완충(緩衝)장치나 지탱(支撑)장치 등이 더 잘 어울리지 않을까 주장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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